<도둑맞은 집중력>
취업 준비를 하며 많은 습관들이 생겼다. 그 중에서도 시간을 아껴 사용하고, 무언가에 시간을 들이는 경우, 그에 따른 아웃풋이 반드시 나오도록 끊임없이 적고 만들어내려는 습관.
이러한 습관 때문에 왕복 4시간이 걸리는 출퇴근길에 멍하게 핸드폰을 보느니, 책을 읽게 되었다. 첫 출근을 한 지 어언 1개월이 조금 넘었는데, 세 권의 책을 읽고 네번째 책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.
평생 책을 멀리해 온 내가 한 달에 세 권의 책을 읽다니 이 습관이 참 마음에 들었다. 정신없이 출퇴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, 책을 들 수 있는 공간이 생기면 어떤 불편한 자세라도 책을 읽는 내가 마음에 들었고, 어떨 땐 우월감까지도 느꼈다.
실은, 생산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는 내가 싫어서 그랬다. 가만히 있지 않고 끊임없이 생산적인 무언가를 머릿 속에 집어넣어야만 마음이 편했다.
요즘 읽고 있는 이 책은 그랬던 내가 마음의 짐을 조금 덜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. 딴생각을 하는 게 멍청해보여서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고자 마음을 다잡고, 내용을 깊게 이해하기보다는 쓸모있는 정보를 빠르게 얻어내고자 텍스트를 읽는 나에게, '조금은 비생산적이어도 된다', '시간을 천천히 사용해도 된다'고 말해주는 것 같다. 너무나도 많은 정보를 쏟아내고, 사람들의 이목으로 돈을 벌어 사람들의 집중력을 도둑질하는 지금 시대를 비판한다. 오히려 조금 덜 받아들이고, 조금 덜 아는 것이 집중력의 밀도를 높이고 시간을 늘리는 일이라고 한다.
덕분에 저녁 때만 되면 힘들어 하던 내 뒷목이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