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직장을 선택하는 기준 : 소통

chan's chance 2023. 6. 14. 11:00

최근 면접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.

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? 있다면 이유는 무엇인가요?


이 질문에 나는 '소통'이라는 키워드를 화제로 내놓는다.

누군가는 이 키워드에 대해 '소통은 당연히 중요한 것이지만 기본적이기 때문에 그 외 더욱 구체적인 기준이 없나?' 라고 생각할 수 있다. 나도 그렇게 생각하곤 했었다. 하지만, 사실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직장은 그리 흔치 않으며, 저마다 소통이 잘되는 조직이라고 열심히 말하지만, 직장은 어디까지나 업무를 위해 구성된 조직이기에 소통이 수월하기 어렵다. 하물며, 격 없는 친한 친구끼리도 소통이 잘 안되어 관계가 멀어지기도 하는데 말이다.

나부터도 학부 시절, 강의와 대외활동을 통해 팀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, 소통이 쉽지 않아서 곤혹을 치른 적이 있다.

나는 하루종일 '좋은 아이디어'라고 생각한 것에 몰입해 시간을 쓴 나머지, 각자 분담한 작업물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를 줄기차게 떠들게 되었다. 그런데 다른 팀원의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당시에는 서운한 감정이 앞섰었다. 일을 하지 않은 게 아니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고 생각했는데, 잘 전달되지 않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. 더이상 주장할 의욕을 잃었고, 결국 내 아이디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.

근데 지금 돌이켜보니 심리적 유대감과 신뢰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관계에서는 나의 진심이 누군가에게 일하기 싫어 지어낸 '꾀'로 보일 수 있다. 물론 유대감이 형성되었더라도,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알게 되어 그것을 말하고 싶더라도, 기본적으로 약속한 것이 있으면 아이디어는 '플러스 알파'이지 메인이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. 다른 사람과 협업 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.

그럼에도 불구하고, 그 분들과 평소 소통이 잘 되어, 나를 '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열심히 하는 사람' 으로 인식하도록 신뢰를 주었다면 그래도 조금은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? 라는 아쉬움이 있지만, 다음부터 잘하면 된다.

끝으로, 위의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.

"소통이 잘 되어, 구성원 간 심리적 거리가 가깝고 이로 인해 자유로운 질문과 답변, 협업이 이루어지는 조직이면 좋겠습니다. 또, 아무리 가까워도 구성원간 지켜야 할 선은 지키는 조직이면 더욱 좋겠습니다.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... "

 

<함께 자라기 : 애자일로 가는 길, 김창준 지음> 에서
<이게 무슨 일이야!, 우아한 형제들 지음> 에서